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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로 등장인물 4명이 정면을 노려보는 사진
영화 포스터

지난 2004년 초 한국 영화계는 엄청난 충격에 놀랍니다. 영화 <실미도>가 2003년 12월 24일에 개봉하였는데 19일 만에 500만, 58일 만인 2월 29일에 한국영화 최초로 천만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것입니다. 가슴 아픈 현대사를 영화화한 <실미도>의 실화, 제작 및 출연진, 감상평을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실미도> 실화

영화는 1999년 백동호 작가의 작품, 실미도란 책에 나오는 내용을 영화화하였습니다. 그런데 책에 나오는 내용은 영화와 같은 내용이 아니라, 백동호 작가의 자전적 인생이야기 중 감옥에서 만났던 강인찬이라는 사람에게 들은 내용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영화가 1968년 1월 21일 북한에서 김신조 등 31명이 청와대를 공격하러 침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듯이, 실제 이 사건 이후 복수를 하기 위해 창설된 3개의 특수부대(육군, 해군, 공군) 중 공군 684부대(68년 4월)의 창설부터 마지막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공군은 부대를 창설하여 실미도에 비밀훈련기지를 만들고 총 31명의 훈련병(북한 공작원과 똑같은 숫자)을 데리고 훈련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1968년 7월, 탈영으로 2명 처형, 1970년 11월 3명이 탈영하여 인근 무의도에서 민간인 여성 강간 후 자결, 1명은 훈련병 계간 등으로 인해 24명만으로 훈련을 계속합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이어진 남북화해무드에 따라 애초의 부대창설취지는 희미해지고, 상급부대에서 예산을 착복하며 봉급도 없어지고, 보급도 부실해지던 중 부대원들을 몰살시키자는 얘기가 들려오게 됩니다. 결국 1972년 8월 23일 실미도에서 반란을 일으켜 기지 내 인원들을 몰살하고, 배를 타고 인천에 상륙하여 부평, 소사를 거쳐 영등포구 대방동일대에서 30사단과 대치하던 중 수류탄으로 자폭하였습니다. 그러나 4명은 큰 부상은 입었으나, 1972년 3월 20일 군사재판 후 총살되었습니다. 당시에 이 사건은 8.23 사건으로 불려지기도 했습니다.

제작 및 출연진

이 영화를 제작한 강우석 감독은 이미 미스터 맘마(92년), 투캅스(93년), 공공의 적(02년) 등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으며, 충무로에서 몇 년째 돌아다니던 시나리오를 감독이 알고서는 막대한 제작비와 스태프를 동원해서 제작하였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지금은 스타로 불리는 쟁쟁한 배우들로 젊고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설경구 배우(강인찬 역)는 조직폭력배 행동대장으로 나오며, 상대 조직의 보스를 죽여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684부대로 가게 되고, 극한상황에서도 인간적인 고뇌와 사람에 대한 배려를 느끼게 해주는 역할로 나옵니다. 안성기 배우(최재현 역)는 공군 특수부대 준위로 북파공작을 수행했던 경험으로 부대원들을 선별하여 훈련시키고, 아마 소대장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허준호(조돈일 역) 배우는 훈련은 엄하게, 훈련병들이 다치거나 아플 때는 아끼고 배려해 주는 역할로, 실제 조중사도 이런 인상이어서 훈련병들도 조중사가 없을 때 반란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정재역 배우(한상필 역)는 사형수 출신이나 기간병들이나 훈련병들에게 인정받는 강인찬을 싫어하고, 라이벌로 생각하며 경쟁합니다. 강신일 배우(근재)는 폭력조직 간부출신으로 무게감과 리더십을 갖고 있으며, 무술실력도 뛰어납니다. 임원희(원희) 배우는 특별히 잘하는 것 없이 말만 많은 역할, 결국 섬을 이탈했다가 보건교사를 강간 후 잡혀서 맞아 죽는 역할입니다. 이외에도 강성진, 엄태웅, 김강우 등의 배우들이 힘든 촬영장면을 아주 리얼하게 보여주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감상평

영화가 개봉한 지 20년이 다되어가고 있고, 그동안 명절, 연말 때 특별영화로 많이 보여준 적이 있었지만, 다시 봐도 감동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비겁한 변명입니다' 그 유명한 대사가 여기서 시작이 되었죠! 아마도 그것은 한때는 1급 비밀로 분류해 놓고, 치부를 드러내기 싫어 회피해 왔던 국가와 국가를 생각한다는 자만심에 조직과 부하들을 악용했던 사람들에게 던지는 일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제로 조국과 민족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그렇다면 그 가족들은 그 죽음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한동안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의도치 않았던, 국가가 그들을 죽음으로 몰았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기에 더욱 슬프고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남북대치의 현실 앞에서 자의든(지원한 민간인도 있었음.), 타의든 684부대원으로 들어와 힘들고 지칠 수밖에 없는 세월을 보냈던 그 실미도는 이제 유원지로 변해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한스런 지역이었는데, 영화로 알려지고 나서 이제는 관광객들이 들어오고 있다네요. 그렇게라도 희생된 부대원들과 기간병들이 잊히지 않고 기억되길 바랄 뿐입니다. 영화를 다시 보고 나니 오히려 더 가슴 먹먹해지는 것을 저뿐일까요? 오늘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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